흐린 하루, 비 내려도 기분은 맑아

오늘은 흐린 하루였지만, 비가 내려도 기분은 놀랍도록 맑았다.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창문 밖을 바라보았는데, 뿌옇게 흐린 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는 뿌리 깊은 행복의 미소가 넘쳐나고 있었다.

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창밖을 바라보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. 그러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에너지와 평온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. 오늘은 예전부터 계획해둔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. 비 내리는 날씨에는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.

집의 작은 독서 공간으로 향하며, 허고 날카로운 소리가 내 손아래에 퍼졌다. 나의 선택인 ‘1984’라는 책이, 호러 영화의 시작 부분처럼 나를 반겨주었다. 강렬한 현실주의 소설이었지만, 그 속에 풍부한 상상력과 인간성이 담아져 있었다. 책 속 세계에 젖어들면서 비 내리는 소리를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게 되었다.

시간이 지나갈수록 그 속에 묻혀버린 것은 비 내리는 풍경이었다. 비가 하늘에서 내려 창밖에 떨어지는 모습을 신발밑에서 만나는 소리, 그리고 농담 같은 미소를 띤 우산들이 내 시야에 비칠 때마다 가슴이 설레었다. 몰랐던 이야기와 캐릭터들 사이에서 여전히 비 내리는 도시를 누비고 다니며 내내 활력을 주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.

그 나름대로의 행복이 지속되는 동안, 나는 문득 지난 주말에 함께 보낸 사람들을 그리워했다. 흐린 날씨에 걸맞게 비 내리는 날짜였는데, 그들과 함께 나눈 따뜻한 이야기와 즐거운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. 그래서 그들에게 연락을 해보기로 했다.

비 내리는 날에는 기분이 맑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. 미래에 대한 아이러니를 드러내는 ‘1984’를 이용한 내눈에세 이끌려왔다면, 지금은 나 자신이 흐린 하루에도 비 내린 날이든 마음속에서 비 내리는 상상들과 함께 행복할 것을 깨닫게 되었다. 날씨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분이 좌지우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진 않지만, 마음은 언제든지 밝고 맑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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